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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제도 이야기

2편. 남은 건 10년의 공백뿐

by 위빌드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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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가 겪는 복지 사각지대의 진실


 

1. 일에서 내려오고 난 후의 공백

 

회사에서 마지막 출근을 한 날이 아직도 또렷하다. 회식 자리에서 후배들이 건네준 꽃다발, 웃으면서 인사했지만 속으론 좀 떨렸다. 그날 이후, 시간은 내 것이 되었지만, 세상은 더 이상 나를 일하는 사람으로 불러주지 않았다.

60세. 사회는 정년이라며 자연스럽게 일에서 손을 떼라고 한다. 내 역할은 거기까지였단다. 나는 그저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을 뿐인데, 이제는 역할도 자리도 없다. 한동안은 괜찮았다. 늦잠도 자고, 여행도 다녀오고, 손주도 돌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그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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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디서도 반기지 않는 60대 중반

 

그때부터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소득은 끊겼는데 지출은 계속됐다. 국민연금은 턱없이 부족했고, 마땅한 대안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내 나이 예순셋. 어디를 가도 "죄송하지만 연령 기준이 맞지 않습니다"라는 말만 들었다.

노인일자리? 신청은 해봤지만 대부분은 65세부터였다. 기초연금은 65세부터고, 앞으로는 70세로 늦춰진다는 소문도 돌았다. 나는 노인이 아니란다. 아직 젊단다. 하지만 내가 봐도 나는 예전 같지 않다. 체력도 떨어졌고, 하루 일을 해도 이틀은 누워 있어야 한다. 누가 보기엔 멀쩡할지 몰라도, 속은 썩어가고 있는 거다.


 

3. 연금은 부족하고, 일자리는 없고

 

국민연금은 고작 50여만 원 남짓. 그마저도 건강보험료 내고, 전기세 내고, 병원 몇 번 다녀오면 바닥이 난다. 기초연금은 신청할 자격이 안 된단다. 내 재산이 많다는 얘긴 아니다. 그저 소득도 없고 일도 없지만, 아직도 국가가 정한 '노인'이 아니란 이유다.

그래서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 일하는 사람도 아니고, 혜택 받는 사람도 아니다. 그냥 사회의 틈새에 놓인 존재. 60세에서 70세 사이, 그 애매한 10년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세대.


 

4. 제도는 있는데, 나는 없다

 

정부는 늘 말한다. 복지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다고. 필요하면 신청하라고. 그런데 막상 찾아가면 자격이 안 맞고, 소득 기준에 걸리고, 나이도 안 된단다. 정책은 있는데, 그 정책에 나는 빠져 있다.

나는 서류상으로는 아직 청년도, 중장년도, 노년도 아닌 존재다. 무언가를 잃었는데, 그걸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 다시 일할 힘도, 혜택을 받을 자격도 없는, 그런 세대가 지금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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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 10년을 어떻게 버티라는 건가

 

이 10년. 사람에겐 짧지 않은 시간이다. 돈 없이, 도움 없이, 자존심까지 깎이며 살아야 하는 10년. 나는 지금 그 시간을 살고 있다.

복지의 기준이 바뀌는 건 시대의 흐름일 수 있다. 하지만 바꾸기 전에, 그 사이에 낀 사람들의 삶부터 돌아봐야 한다. 제도를 고치는 건 쉬워도, 사람의 삶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

지금 이 10년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말뿐인 위로가 아니다. 정부가 만들어 놓은 틈새를 메워줄 진짜 대책이다.


 

다음은 [3편] 정책은 숫자를 조정했지만, 사람의 존엄까지 잘랐다.

3편. 정책은 숫자를 조정했지만, 사람의 존엄까지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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