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 결렬, 무엇이 문제인가?

 

2025년 4월 30일,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끝내 결렬되었습니다. 노조는 통상임금 확대와 기본급 인상, 정년 연장,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등을 요구했고, 사측은 재정 부담과 기존 체계 붕괴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양측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은 무산되었고, 서울 시내버스는 "준법투쟁"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서울과 멀어진 뒤, 서울을 다시 생각하다

 

저는 지금은 서울을 떠나 충북 진천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제게 여전히 가까운 기억 속 도시입니다. 어릴 적 서울에서 자랐고, 직장생활 역시 서울에서 오랜 시간 보냈습니다.

지금은 시내버스를 직접 이용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이 멈춘다는 건, 단순히 도심 교통이 불편해진다는 의미를 넘어서,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 일정,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번 서울시내버스 사태를 단순한 ‘노사 간 대립’으로만 볼 게 아니라,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공 교통의 본질적 가치와 책임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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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의 구체적 요구사항

 

이번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에서 노조(서울버스노동조합)가 요구한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통상임금 확대 적용
   • 2024년 12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 노조는 이를 법적 판단에 따른 정당한 권리라고 보며, **임금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당연히 반영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합니다.
2. 기본급 8.2% 인상 요구
   • 노조는 지속되는 고물가와 생활비 상승에 대응해 기본급을 8.2% 인상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3. 정년 연장: 만 63세 → 만 65세
   • 고령화 사회 현실과 생계유지 여건을 반영해 정년을 2년 연장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4.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적용
   •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소속 회사나 경력에 따라 차이나는 임금 체계를 개선하자는 것입니다.
   • 이는 버스회사 간 임금격차와 승무원 간 불공정 문제 해소 차원에서 제시되었습니다.

이처럼 노조 측의 요구는 단순한 ‘임금 인상’이 아니라, 근로 조건의 개선, 법적 권리 반영, 고령 사회 대응, 형평성 확보라는 다층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시는 이와 같은 요구에 대해 재정적 부담, 임금체계 혼란, 시내버스 운영 안정성 저하를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빠르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이유

 

누군가는 말합니다. "서울 문제에 왜 지방 사람이 참견하냐"고. 그러나 저는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서울이 멈추면 지방은 자유로운가요?

• 업무차 서울을 오가는 중소기업인들,
• 병원 진료와 관공서 출입을 위해 상경하는 어르신들,
• 택배·물류·도매업에 연결된 서울-지방 간 운송망…

서울의 일은 결코 서울만의 일이 아닙니다. 서울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심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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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모두, 한 걸음 양보해야 할 때

 

노조의 입장은 이해됩니다. 오랜 시간 정해진 틀에 묶여 고생하며 일해온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 주장은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서울시측의 사정도 이해됩니다. 막대한 인건비 부담, 줄어드는 수익, 무너지는 수송 수요 속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할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민'입니다.

이해당사자만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수백만 명의 발걸음을 지켜야 하는 중대한 책임이 노사 모두에게 있습니다.

 

진천에서 전하는 조심스러운 제안

• 서울시는 더 이상 중립적 입장에 머물지 말고, 적극적인 조정자 역할에 나서야 합니다.
• 노조는 시민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점진적 교섭을,
• 사측은 대법원 판례와 변화된 법 환경에 맞춘 현실적 조정안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서울의 교통은, 곧 나라의 흐름이다”

 

멀리 지방에서서 지켜보는 사람일지라도, 서울의 발걸음이 멈추면 그 여파는 전국으로 퍼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서울은 단순한 수도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 문화와 행정의 중심지이자 모든 흐름이 교차하는 관문입니다. 그 흐름이 멈추거나 흔들릴 때, 그것은 곧 우리나라 전체가 멈칫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번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갈등을 보며, 더 이상 충돌이 아닌 대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절실함을 느낍니다. 서로가 한 걸음씩 물러서고,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곧 ‘서울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게 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시민들은 이미 충분히 인내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그들 앞에, 교통의 중단이라는 또 다른 고통이 덮쳐서는 안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진짜 선택이 필요합니다. 정치적 셈법도, 조직적 자존심도 잠시 내려놓고, 사람을 위한 선택, 공동체를 위한 판단이 내려져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빠르고, 무엇보다 현명한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서울이 멈추지 않도록, 나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이제는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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